"나 오늘 진짜 힘들었어."
이 말에 돌아온 대답이 "왜? 뭐 때문에?"였다면 그럭저럭입니다. "그럼 이렇게 해 봐"였다면 조금 서운했을 거고요. "그건 네가 처음부터 그렇게 하면 안 됐지"였다면 그날 저녁은 조용했을 겁니다.
해결책이 애정 표현인 사람들 — ENTJ, INTJ, ISTP, ESTJ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해결책을 먼저 꺼내는 사람이 공감을 안 하는 게 아닙니다. 그 사람에게는 문제를 없애 주는 게 위로의 최상급이에요.
논리가 있습니다. 상대가 힘들다고 했으니 그 힘듦을 제거해 주고 싶고, 제거하려면 원인을 알아야 하니 질문이 먼저 나옵니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상대를 돕고 있는 중입니다.
금빛 칠리(O형 ENTJ)는 여기에 밥까지 사 줍니다. 조언은 냉정한데 계산은 이미 끝나 있어요.
ISTP는 아예 말을 생략합니다. 고민을 들으면 대꾸 없이 문제를 해결해 버립니다. 그게 이 사람의 위로 방식이에요.
동행이 필요했던 사람들 — INFP, ENFJ, ISFJ, INFJ
이쪽이 원한 건 제거가 아니라 동행이었습니다.
"많이 힘들었겠다" 한마디면 됐던 상황에 해결 프로세스가 가동되니 온도 차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 유형들은 그 서운함을 그 자리에서 말하지 않아요. 집에 와서 곱씹습니다.
INFJ는 한술 더 떠서, 상대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까지 이해해 버립니다. 그래서 서운한데 화도 못 냅니다.
서로 한 문장씩만
위로받고 싶은 쪽은 미리 말해 두면 됩니다. "해결책 말고 그냥 들어줘." 이 한마디가 있으면 ENTJ도 정말로 듣기만 합니다. 못 하는 게 아니라 모드를 몰랐던 거예요.
반대쪽도 질문 하나면 됩니다. "지금 공감이 필요해, 아니면 같이 방법 찾아볼까?"
농담처럼 들리지만, 성격 유형 이론이 백 년 걸려 도착한 결론이 사실 이 한 문장에 가깝습니다.
T도 위로가 필요합니다
가끔 잊히는 부분입니다. 해결책을 잘 내미는 사람이 위로를 안 받아도 되는 건 아니에요.
이쪽은 힘들 때 오히려 말을 안 합니다. 감정을 꺼내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 혼자 정리하려 하고, 정리가 끝나야 말을 꺼냅니다. "괜찮아?" 한 번에 "응"이 돌아왔다고 끝난 게 아닐 수 있어요.
이 사람들한테는 두 번째 질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두 번째 질문을 해 준 사람을 오래 기억합니다.
혈액형이 얹히면 또 갈립니다. 같은 T여도 조용한 데님(A형 INTJ)은 힘든 티를 아예 안 내고, 따뜻한 오션(O형 INTJ)은 남 걱정부터 하느라 자기 얘기를 못 합니다. T와 F가 왜 이렇게 다르게 설계됐는지는 MBTI 궁합,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의 인지기능 부분을 보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