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이 끝나고 친구에게 묻습니다. "그 사람 나 어떻게 생각하는 것 같아?"
문제는 호감의 신호가 유형마다 정반대라는 겁니다. 말이 많아지는 사람이 있고 줄어드는 사람이 있어요. 둘 다 좋아서 그러는 건데 받는 쪽은 헷갈립니다.
질문이 늘어나는 쪽 — ENFJ, ESFJ, ENFP
호감이 생기면 궁금한 게 많아집니다.
어디 살아요, 형제는요, 주말엔 뭐 하세요. 취조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실은 관심입니다. 대화가 끊기는 걸 못 견디는 것도 있고요. 침묵이 3초만 넘어가도 다음 질문을 준비합니다.
이쪽은 리액션도 큽니다. 상대가 한 말에 웃고, 놀라고, 맞장구를 칩니다. 그래서 호감인지 예의인지 구분이 안 갑니다. 이 유형은 별로여도 잘해주거든요.
진짜 신호는 헤어진 뒤에 나옵니다. 그날 밤에 연락이 오면 호감입니다.
오히려 말이 줄어드는 쪽 — INTJ, INTP, ISTP, INFJ
좋으면 신중해집니다.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 말을 고르고, 고르다 보니 말수가 줍니다. 머릿속에서는 문장을 세 번 다듬는데 밖으로는 "네"만 나가요. 상대는 당연히 "재미없어하나?" 싶습니다.
대신 다른 게 있습니다. 상대가 지나가듯 말한 걸 기억합니다. 두 번째 만남에서 "저번에 그 카페 가보셨어요?"가 나오면 그건 확실한 신호예요.
조용한 데님(A형 INTJ)은 소개팅 전에 대화 주제를 미리 생각해 옵니다. 그런데 정작 만나면 준비한 걸 반도 못 씁니다.
분위기로 표현하는 쪽 — ESFP, ESTP, ISFP
말보다 상황을 만듭니다.
"저기 저 집 맛있대요, 가볼래요?"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장소로 이어갑니다. 시간을 늘리는 게 호감의 표현이에요.
반대로 별로면 첫 카페에서 정확히 끝냅니다.
챙기는 걸로 표현하는 쪽 — ISFJ, ISTJ, ESTJ
행동이 먼저입니다.
물컵이 비면 채워주고, 추워 보이면 자리를 바꾸자고 하고, 헤어질 때 지하철역까지 데려다줍니다. 말로는 아무것도 표현 안 했는데 두 시간 내내 챙겼어요. 정작 본인은 그걸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저 어땠어요?"라고 물으면 "괜찮았어요"라고 답합니다. 그 짧은 대답 뒤에 챙긴 행동들이 있는 겁니다.
혈액형이 속도를 정합니다
A형은 확신이 설 때까지 티를 안 냅니다. 좋아도 다음 약속을 먼저 제안 안 해요. 거절당하는 게 무서워서요.
B형은 그날 바로 다음 약속을 잡습니다. 좋으면 빠릅니다.
O형은 표정에 다 나옵니다. 헤어질 때 아쉬운 게 얼굴에 뜹니다.
AB형은 첫 만남에서 판단을 미룹니다. 두세 번 만나봐야 자기 마음을 알아요.
한 가지 확실한 신호
유형과 관계없이 통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다음 약속을 구체적으로 말하는지.
"다음에 또 봬요"는 예의고, "다음 주 목요일에 그 전시 가실래요?"는 호감입니다. 유형에 따라 표현은 다 다른데, 구체성만큼은 공통이에요.
물론 이건 재미로 보는 관찰이고, 사람은 유형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소개팅 상대의 네 글자를 미리 알아내려 하시기보다는, 그냥 한 번 더 만나보시는 게 빠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