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나간 모임의 첫 30분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어려움을 넘기는 방식이 사람마다 완전히 다릅니다.
지도를 그리는 사람 — INFJ
INFJ는 거의 말을 안 합니다. 대신 봅니다.
누가 누구랑 친한지, 오늘 처음 온 사람이 누군지, 어색해하는 사람이 누군지를 30분이면 다 파악합니다. 그리고 모임이 끝날 때쯤 딱 한 사람에게 말을 겁니다. 대체로 제일 겉돌던 사람이에요.
INFJ와 친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대신 한번 친해지면 이 사람은 몇 년 전에 지나가듯 한 말까지 기억합니다.
정적을 못 견디는 사람 — ENTP
ENTP는 정적을 못 견딥니다.
3분쯤 조용해지면 굳이 이상한 주제를 꺼냅니다. "다들 무인도에 하나만 가져갈 수 있으면 뭐 가져갈 거예요?" 같은 거요. 그리고 누가 답하면 거기에 반박을 겁니다. 재미있으라고 그러는 겁니다.
처음 보면 좀 피곤할 수 있는데, ENTP 덕분에 그날 모임이 삽니다. 다만 재미없어지면 조용히 사라지기도 합니다. 다음 모임에 안 나오면 그 모임이 재미없었다는 뜻이에요.
취향으로 접근하는 사람 — ISFP
ISFP는 사람보다 물건을 먼저 봅니다.
상대가 든 텀블러, 신발, 노트북 스티커 같은 걸 보고 있다가 아는 게 나오면 그때 말을 겁니다. "그거 어디서 사셨어요?" 이 한마디로 시작해서 두 시간을 얘기하기도 합니다.
취향이 안 맞으면 그냥 조용히 있습니다. 억지로 어울리는 걸 제일 힘들어해요.
셋 다 첫날은 어색했습니다
중요한 건 이겁니다. 셋 다 첫날은 어색했어요.
INFJ에게는 관찰이 방어였고, ENTP는 침묵이 불편해서 말을 던졌고, ISFP는 안전한 진입로를 찾고 있었습니다. 방식만 달랐지 상태는 비슷했습니다.
그러니 새 모임에서 조용한 사람을 보면 "재미없나 보다"로 넘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사람은 지금 지도를 그리는 중일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제일 시끄러운 사람이 제일 편한 사람인 것도 아니고요.
같은 INFJ여도 혈액형에 따라 첫날의 모습이 갈립니다. 조용한 라벤더(A형 INFJ)는 끝까지 관찰만 하고, 발랄한 바이올렛(B형 INFJ)은 30분쯤 지나면 관심 있는 사람 옆에 가 앉아 있습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왜 다들 MBTI부터 묻는지가 궁금해졌다면 한국인은 왜 처음 만나면 MBTI부터 물어볼까가 그 얘기입니다.



